막강한 희열옹이시니 갓 자라는 테이씨가 어쩌겠냐마는...
결국 나도 희열옹과 TOY의 팬이기에 반갑기는 하다마는...테이의 진행을 좋아했었다.
개그 열망을 뻔뻔하게 드러내고 있는 성시경은 어째 오밤중에 부담스런 사람이 되었고,
솔직하고 적당히 까칠한 속내도 드러내는 '아는 남자같은 테이'가 좋았는데.
유희열-성시경-테이 삼파전이면 참 재미있었겠다.
안녕, 테이.
또 자기 전 오밤중의 라디오진행 하길 바래.
Celebrate life like the rich, elegant people do.
대화란 즐거우면서도 쉽지 않은 것.
20년지기 친구와도 가끔 대화의 핀트가 어긋날 때가 있고 1분전에 만난 사람과도 폭포 떨어지듯 말이 끊이지 않을 때도 있고...가장 좋은 기름칠은 먹는 것을 앞에 두는 것 같다. 가장 원초적인 단어와 솔직함으로 쉽게 공감대를 만들 수 있으면서 그 음식의 질이 좋건 나쁘건간에 대화거리를 제공할 테니까.
커피와 담배는 그 중 가장 저렴하고 선택의 갈등이 필요없는 종목이 아닐까.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듯한 상황의 에피소드들이 끊임없이 웃음과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정말 별 일 없지?', '언제든 마음의 준비가 되면 말해'라고 반복하지만 정작 어떤 대화도 하지 못하는 친구,
어두컴컴한 작업장 휴게실에서 '노동자들의 커피'를 '부유한 사람들의 샴페인'처럼 향유하는 두 노인,
커피를 대화의 도구가 아닌 이성적 관심에 대한 방패처럼 사용하는 아름다운 여인,
어색하고 이질적인 감정을 커피와 담배로 아슬하게 비켜가는 사촌의 대화...
영화가 끝나고 나니 그 극장안에 있는 사람들과 수다라도 떤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영화가 마법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는 건 아마도 이런 순간?
발레리나의 몸은 도대체 어떻게 얼만큼 단련된 것일까.
공연장에서 보는 발레리나는 우아한 곡선의 몸보다는 강인한 노동자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김주원씨의 상체는 우아함과 유연함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이 있다.
손동작과 허리와 등의 각도 하나하나가 줄리엣의 섬세한 감정변화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긴장감을 자아내는 무대 분위기부터 죽음과 결투에 대한 긴 묘사까자 비극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에 신경을 많이 쓴 느낌. 로미오와 줄리엣의 감정이 교감하는 미묘한 순간은 왠지 빠르게 건너뛴 듯해서 조금 아쉬운 점은 있었다.
먼 곳에서도 김주원씨의 입술 끝 움직임까지 보고 있는 듯 했다. 그녀의 섬세한 연기를 보고 나니 '한국형 지젤의 표본'이라던 평론가들의 극찬과 '아름다운 흑발의 지젤'로 칭송받는 대중적 인기를 납득할 수 있었다.
*
안무를 담당한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러시아 최고의 안무가라고 한다.
커튼콜에 나오셨는데 멋진 노년의 모습으로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무대 앞뒤를 움직이셨다. 김주원씨를 비롯한 배우들의 가볍게 날아다니는 듯한 걸음걸이와 대조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움직임이 남달리 빠른 배우들 쫓아다니기 힘드셨을거야...^^
대부분 포기해왔지만 그 날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1시간 30분을 기다렸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그룹의 CD와 생일케이크를 사니 대강 시간이 후딱 간다.
'브로콜리너마저'는 생일을 맞은 친구가 한참 꽂혀있는 그룹인데 '브로콜리'가 뭐를 어쨌다는걸까?
츄룹~-ㅂ-...내가 찍은 메뉴는 토마토소스의 해산물 스파게티인데 제일 느끼했다...
Margherita(마르게따), 대부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잘팔리는 무난한 피자...무난한 맛
PANE(빠네), 이게 대표 메뉴인 듯. 크림소스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정말 개운한 맛의 크림소스이다. 최고~!
도대체 저 크림소스는 어떻게 만든걸까?
개운하고 조금 매콤한 것이...왠지 해장용으로도 먹을 수 있을 듯한 맛이다(진심).
1시간 넘은 시간을 기다려서 먹을만큼 명성만큼의 실속있는 맛이 있는 곳~
*
'프리모 바치오(Primo Bacio)'는 이탈리아어로 '첫키스'라는 뜻이란다(킁~).
* William Wordsworth의 '초원의 빛(Splendor in the Grass)' 中...손현숙 해석
What though the radiance which was once so bright
Be now for ever taken from my sight,
Though nothing can bring back the hour
Of splendor in the grass, of glory in the flower
We will grieve not, rather find
Strength in what remains behind;
한때 그처럼 찬란했던 광채가
이제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한들 어떠랴
초원의 빛, 꽃의 영광
어린 시간을 그 어떤 것도 되불러올 수 없다 한들 어떠랴
우리는 슬퍼하지 않으리,
오히려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라
more..
커피 찌꺼기가 방향제로 쓸만하다던데 제대로 활용해본 바가 없었지만...드디어 실행에 옮김. 으쌰~!
집에 커튼을 만들고 남은 쉬폰 천쪼가리가 좀 남아있다는 게 기억났다.
한참 파스텔톤의 쉬폰커튼이 유행했던 때에 나도 '짙은 핑크-중간 핑크-연핑크' 삼단의 쉬폰커튼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쉬폰은 통풍이 잘되기 때문에 방향제 주머니로도 쓸만할 듯 싶다.
어차피 1차 주머니로 스타킹을 쓰기 때문에 쉬폰이 없다면 린넨이나 망사천을 써도 커피가루가 샐 염려는 없을 것 같고, 뜨개질 재주가 있으면 손뜨개 주머니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덥석 집어왔음. 이렇게 친절하게 포장해주는 것 맘에 들지만 비닐은 좋지 않겠지...몇 개는 종이 포장지에 담겨있기도 하다.
* 준비물: 커피찌꺼기, 안신는 스타킹, 통풍이 잘되는 천쪼가리, 리본이나 데코테이프
* 만들기:
1. 커피찌꺼기를 수분이 적당히 날아갈 정도로 말린다(완전히 말릴 필요는 없지만 물기가 많이 있으면 나중에 주머니에 커피색 물이 든다).
2. 다음 구멍나거나 늘어난 발목 스타킹에 넣어 묶는다(물론 구멍난 부분은 적당히 메워주어야 함).
3. 천이나 손뜨개로 만든 주머니에 2.를 넣어 리본이나 데코테이프로 복주머니 모양으로 묶어주면 끝.
more..결과물
*
워낙 오랜만에 재봉틀을 꺼내다보니 실 꿰는 법도 기억이 안나더라.
안동 이씨 종갓집의 망나니 형제 석봉이와 주봉이가 아버지 장례식 때문에 돌아와서 정신차린다는 내용.
말썽쟁이 자식들이 부모님의 병환이나 장례식때문에 귀향해 멀쩡한 생각을 하게 된다는 상투적인 극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극에서는 웃음이나 눈물을 유발하는 코드가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보통은 자식들의 엉뚱하고 무례한 행동들과 가족 및 친지들의 보수적인 사고가 부딪히면서 웃음 코드가 나오고, 귀향한 자식들이 부모님의 깊은 속내를 뒤늦게 깨닫는 과정에서 눈물 코드가 나오곤 한다.
그 상투성이 싫다기 보다는 나는 이러한 눈물 코드에 어김없이 강하게 걸려든다는 것이 좀 꺼려진다. 결국 진빠지게 울어버릴 것도 뻔한 결과일텐데...
PMC자유소극장 정면. 주의사항: 화장실이 협소하니 오기전에 좋은 곳에 들러올것~
도대체 포스터는 왜 저렇게 만들어놓은걸까...박정환씨만 없었으면 안봤을지도 몰라.
[형제는 용감했다] 역시 그 코드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석봉이와 주봉이는 아버지 장례식에서 먼저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야박했던 아버지를 원망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겪고 결국은 아버지의 깊은 마음을 깨닫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스토리의 뼈대는 어차피 다 유사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거다. 그 뻔한 스토리를 어떻게 참신하게 전개시키는가, 어떠한 소품을 배치하는가, 어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내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겠지.
석봉역은 [오디션] 초연에서 리더역과 [미친키스]의 장정역을 맡았던 박정환씨가, 주봉역은 송용진과 정동현의 더블 캐스팅이다. 송용진씨는 헤드윅(일명 송드윅)으로 유명하고 CUBA라는 밴드의 보컬로 홍대에서 종종 공연을 하기도 하는 멋진 목소리의 락커이다. 사실 보고 싶었던 건 송용진씨였지만 공연을 본 뒤로 정동현씨의 명랑하고 귀여운 춤사위가 눈 앞에 아른아른~
좋은 공연이었다. 처음보는 얼굴 정동현씨와 딱 맞아떨어지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조연분들까지...
공연을 보고 나오는 나는 웃고 우는 시간에 지쳐서 온 몸의 진이 빠진 것 같았다. 기운빠진 팔을 훠이훠이 겨우 흔들며 나와서 친구와 공감한 것은 주봉이 역의 정동현씨의 매력...(역시 결국 남자 주연배우의 이야기--/)
*
박정환씨와 안면이 있는 동호회분들이 많이 계셔서인지 관객석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었다.
공연을 맘껏 즐기는 관객은 연극배우들에게도 고마운 사람들일게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커튼콜에서 배우들은 관객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번쩍 들어보였고 정동현씨는 오버스러운 춤사위를 보이며 관객의 호응에 답했다. 그 춤사위에 동료 배우들도 뭔가 웃긴다는 반응이었는데 그 모습도 재미있었다.
이 할아버지들(죄송--/) 노래 중에는 힘들 때마다 떠오르는 멋진 문구도 있다.
Life is a journey, not a destination.
그리고 이상은의 '삶은 여행'이란 노래가 있다.
이 노래는 속상한 일이 생길때마다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산책을 하며 반복해 듣는 노래가 되어 있다.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 수 없으니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 했을 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 걸
아직 미숙하고 철딱서니 없고 이기적인 나이지만,
현재 주어진 것을 목적으로 보지 않는다면 많은 것이 달라짐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마음이 아프면 지금보다 강하고 성숙한 사람이 될 나를 기대하게 되고,
깜냥을 다해도 못 이룰 일이 주어졌을 때면 아둥바둥하는 과정에서 성장할 나를 기대하게 된다.
순간순간이 소중함을, 완벽하게 완성하지 못해도 가치있음을 잊지 말자.
누구나 한번쯤은...첫사랑의 기억
시간을 먹고 화려해져만 가는 탄로나지 않을 거짓말같은 것?
막 시작한 연인 관계, 혹은 애매한 관계가 관람한다면 바로 연애에 돌진하게 만들어 줄 것 같은 연극이다.
후반으로 가면서 좀 긴장감이 풀어지고 여주인공의 어이없는 행동으로 잠시 핏줄이 서기도 하지만...
more..
미친키스를 먼저 본 친구는 안경을 쓰고 어리버리한 착한 이미지의 김무열씨는 어색하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도 안경 쓴 모습과 안 쓴 모습은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안경을 쓰면 뽀샤시한 피부의 착한 남자처럼 보이지만 안경을 쓰면 뭔가 음험함이 숨어있는 듯 하다고나 할까...
조만간 드라마 촬영도 하신다니 잘 되시기를~뮤지컬계의 아이돌 김무열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