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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4 14:59

1박 2일로 해병대 훈련을 다녀왔다.
다행히 출발하는 날은 따뜻했는데 다음날은 구보가 어려울 정도로 강풍이 불었다.

입소하자마자 핸드폰과 카메라, MP3, 담배, 군것질거리 등은 반납해야 한다.
각 숙소는 훈련 중에 문을 잠그지 않기 때문에 귀중품도 모두 반납이다.

훈련 내용은 IBS, 지옥훈련, 유격훈련과 기타 PT체조, 동네 뺑뺑이, 해병대 정신훈련 등

IBS는  Inflatable Boat Small의 약자로 해병대 고무보트 명칭이라고 한다.
고무보트에 바람넣고(펌핑기 딱 하나 주는데 바람넣기도 쉽지 않다) 그 앞에서 '보트위로 정렬', '보트옆에 배치붙어' 수십번 왔다갔다 하고....몇 번 구르고 보트타고 패달젓는 내용.
나이든 어르신들이 어찌나 천진발랄하신지 그 힘든 와중에도 패달로 서로 물을 뿌리고 장난을 치신다.
강물에 옷과 신발이 젖었는데 어깨아픈 것보다 추운게 고통스러웠다. 고통스럽다는 게 적절한 표현일게다

지옥훈련
은 그 고무보트(10kg정도)를 머리에 얹고 구보하는 것.
진정으로 죽는 줄 알았다...--;;
사실 우리 팀은 다들 키가 크셔서 나는 그나마 편한 축에 속했을 거다. 하지만 눈물나게 힘들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 이정도 우울하지는 않다

유격훈련은 다음날 아침에 했는데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순서 전후 연병장에서 훈련받는게 고난이었다.
100m정도되는 밧줄로 된 다리를 건너서 12m높이에서 '유격~'하면서 내려오는 내용인데 요부분은 재미있었다.
12m정도 높이는 별로 무섭지 않았다(번지점프는 절대 못하지만).
조교로부터 '지금까지 교육생 중에서 유격 자세 제일 좋습니다'라는칭찬도 들었다...-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잔디가 파릇했다면 좋았을걸

다른 팀이 유격을 하는 동안 대천강을 끼고 조깅을 하는데 공기좋은 곳이라 숨쉬기 편했다.
깊이 숨을 들이시면 내장 속속들이 맑은 기운이 스며드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그런 자유로움 길게 느낄 여유가 없었다는 것.

*
집에서 따신물로 샤워하고 애벌레처럼 이불돌돌말고 침대위를 구르니 정말 행복하다~(- -)(_ _)(- -)

**
처음에 회사에서 훈련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여성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점은 실망이었다.
월경을 할 때 수상훈련이 불편한 것은 당연하고 자궁 건강에도 나쁘다. 생리통이 심한 사람은 바로 서있기도 힘들다.
마침 그 날도 몇 명 훈련 불참자가 있었는데 '핑계거리'정도로만 받아들이는 분도 많았다.
단합이라는 행사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이런 식의 불협화음은 처음부터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나를 비롯한 몇 명이 미리 언질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쪽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
입소식에서 훈련교관이 '여기는 남녀가 없습니다. 여자는 참을성이 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라고 한다.
사실 그분들은 해병대 훈련 프로그램과 경험을 아이템으로 사업하는 분들 아닌가.
진짜 해병대 훈련교관인양 착각하고 고객들 앞에서 이런 뻘소리하면 어쩔꺼니...불쾌하고 한심했다.

****
간만에 계획없던 운동 잔뜩 했다는 느낌인데 생각보다 몸이 많이 아프지는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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